경복궁 3번 출구를 나오면 곧바로 맞닥뜨리는 골목길이 있다. 불과 7~8년 전만 해도 3000원짜리 돼지국밥집부터, 생선구이가 일품인 수산식당, 해장라면을 잘 끓이는 분식집까지 다양했다. 회사 인근이라 회식을 할 때도 가끔 이곳을 찾았다. 숨겨진 맛집 찾는 재미가 쏠쏠했다.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곳은 족발집이었다. 가성비는 좋으면서 사람이 붐비지 않기에 자주 애용했다. 하지만 이 가게는 회사가 장충동으로 이사하면서 이용하지 못하게 됐다. 이따금 그 족발이 생각났다. 붐비는 손님에 비해 특별한 맛을 느끼지 못하는 장충동 족발을...
밤 8시에 한 통의 문자가 휴대전화로 전달됐다. 가수 리쌍과 분쟁을 겪고 있는 강남 가로수길 곱창집 ‘우장창창’을 취재해달라는 부탁의 문자였다. 다음날 새벽 강제집행이 들어온다고 했다. 그 문자를 보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. '굳이 가야 하나.' 도심 한복판에서 하루가 멀다고 일어나는 강제집행이다. 여느 현장과 다를 게 없었다. 게다가 기사 쓰기도 부담스러웠다. ‘프레시안’ 논조로는 빈손으로 쫓겨나는 세입자 편에서 기사를 쓰기 마련. 하지만 이에 대한 좋은 댓글이 달리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. 과거 용산 참사, 두리반,...